들어가며
극복의 방향 – 정의로운 전환
세계 주요 기구들이 한 목소리로
더 나은 사회로의 전환을 촉구하다
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처음 확인되어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 바이러스 팬데믹은 지구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면서 많은 인명 손실과 경제적 타격과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와 격리, 봉쇄 등으로 일상생활에서도 전과는 다른 큰 변화를 몰고 왔다.
근 1년 가까이 전개되고 있는 팬데믹은 각국 정부는 물론 세계적 기관들까지 그 파급 효과와 종식 가능성에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특히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될 때까지 이 상황이 크게 호전되거나 종식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고 백신과 치료제가 언제 개발될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쉽게 종식될 것 같지 않은 이런 변화와 일상생활 곳곳으로 스며든 여파로 이전의 생활방식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고 뉴노멀New Normal의 사회가 도래했다는 현실 인식이 지배적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UN과 OECD, G20 등 세계 주요 기구들은 코로나19 극복의 의지를 다지고 그 극복의 방향에 대해 나아기 이를 기회를 삼아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발표해왔다.
UN 사무총장, “코로나 이후 우리 경제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어야 한다”
UN의 안토니오 구테흐스Antonio Guterres 사무총장은 지난 3월 26일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진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을 위한 G20 비상정상회담에서 사회경제적 영향에 대해 발언했다.
이 발언의 핵심 취지를 “코로나19 이후 우리 경제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어야 한다.”로 표현하면서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우리 경제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어야 한다” (The recovery from the COVID-19 crisis must lead to a different economy) - G20 비상정상화상회담 중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 발언문(2020년 3월 26일) | |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종식뿐 아니라 그 후에 맞게 될 비극을 회복하기 위해 연합된 행동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면서 다음 세 가지를 들었다.
첫째, 바이러스 전파를 막고 팬데믹에서 벗어나기 위한 즉각적인 협동 의료 대응
둘째, 이번 전염병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집단 중심으로 피해를 분석하고 부채경감을 포함하여
글로벌 GDP의 10%에 달하는 대규모 협력 및 포괄적 다자간 대응
셋째, 이전 모습 그대로 돌아가거나 또는 우리를 위기로 몰아넣었던 문제들의 명확한 해결
그리고 결론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마무리하고 있다.
UN 2030 의제와 17개의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가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코로나19 이후 우리 경제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어야 한다. 현재의 위기 속에서, 그리고 이 위기가 끝난 후에도 우리의 모든 행동에는 반드시 더 평등하고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와 사회를 건설하려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로써 팬데믹과 기후변화를 비롯한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모든 어려움 앞에서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연대가 필요하다. 연대를 통해 우리는 코로나19를 종식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OECD 정책 브리핑,
코로나19 이후 사회 재건을 위한 세 가지 기준 : 형평, 안보, 지속가능성
이후 OECD 역시 정책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는 G20을 위한 권고안을 발표했다. OECD는 “코로나19 이후 사회 재건을 위한 세 가지 기준: 형평, 안보, 지속가능성”이란 제목의 이 브리핑을 통해 회복 후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사회 재건을 위한 세 가지 기준 : 형평, 안보, 지속가능성 Rebuild after the crisis on three pillars: Equity, security and sustainability - G20을 위한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권고안(2020. 5. 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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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G20을 위한 제안을 내놓기 전에 다음과 같은 현실 진단을 내놓는다.
우리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해 생각해본 사람이라면, 그것이 어디를 가리키든 … 코로나19 위기가 있기 전 우리가 살던 세상 그대로 돌아가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국제질서와 국제 금융시스템의 취약성, 팬데믹 전에 한계에 다다랐던 GDP 대비 총 부채비율, 마이너스 성장의 국채, 너무나 많은 사회에서 발생하는 부와 소득의 심각한 불평등, 선진국 대부분에서 나타나는 정치, 경제제도에 대한 불신을 통해 우리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것이 명확해졌다. 합리적으로 생각한다면 그 누구라도 과거 모습 그대로 돌아가거나 그냥 이대로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현실 진단 속에서 형평, 안보, 지속가능성의 세 가지 기준에 따라 구체적인 제안을 하고 있다.
첫째, 형평을 위해서는 기회의 평등을 위한 사회보장프로그램의 투명한 실시와 누구에게나 경제적
기회가 주어지는 폭넓은 범위의 안녕과 연결시킬 필요를 강조한다.
둘째, 안보를 위해서는 사회의 안녕을 목적으로 하는 국가와 정부의 역할로서 사회 구성원의 안전
보장, 공동체의 안전 보장, 국가안보 보장, 전염병, 환경파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안전 보장을
열거한다.
마지막으로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주요하게 탄소배출 제로 전환을 통한 기후위기 대응, 생물다양성을
위한 “통합적인 지구 시스템” 접근으로 정책을 재구성해야 하며 그에 따른 사회적, 경제적 행동의
변화를 촉구한다.
유엔개발계획 아시아태평양 지부,
지속가능하고 회복적인 개발 경로의 계획을 통한 더 나은 재건
이에 앞선 4월에는 유엔개발계획 아시아태평양 지부의 “코로나19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미친 사회경제적 영향”이라는 입장문서(Position Note)를 통해 지속가능하고 회복적인 개발 경로의 계획을 통한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을 핵심 메시지의 하나로 제기하고 있다. 그 내용으로 보편적 사회안전망과 사회보험을 포함하여 정부와 국민간 새롭고 정의로우며 공정한 사회계약, 디지털 격차 해소와 디지털 경제에 대한 투자, 지속가능한 저탄소 개발 등이 포함되어 있다.
The Social and Economic Impact of Covid-19 in the Asia-Pacific Region - 유엔개발계획 아시아태평양 지부 입장문서(2020. 4월 | |
문대통령, 믹타 의장국 정상으로 유엔 연설
'더 나은 회복‘과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포용적 공동체' 실현을 위해
이렇게 세계의 주요 기구들과 정상들이 더 나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해 한목소리로 촉구하는 가운데 한국의 문재인 정부 역시 얼마 전에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 9월 21일 문대통령은 유엔 총회에서 열린 '유엔 75주년 기념 고위급회의'에서 믹타(MIKTA) 의장국 정상자격으로 한 대표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 믹타 5개국은 이번 선언문 채택을 환영하며, 유엔을 중심으로 코로나 위기극복을 비롯해, 기후변화 대응, 국제평화와 안전 유지, 불평등 해소와 같은 인류 앞에 놓인 도전에 쉼 없이 맞서 나갈 것입니다. 특히, '범지역적이고 혁신적인 파트너십'으로서 격차를 줄이는 위기극복, '더 나은 회복(build back better)'과 '누구도 소외되 않는 포용적 공동체' 실현을 위해 선도적 역할을 해나갈 것을 약속합니다.
[현장연결] 문대통령, 믹타 의장국 정상으로 첫 유엔연설 – 연합뉴스(2020. 9. 22) | |
문 대통령이 코로나 극복 위해 제안한 '세 가지' - 오마이뉴스(2020. 9. 21) |
세계 주요 기구와 그 회의에서 연달아 나온 입장과 의견은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당위와 열망의 표현이며 이는 한 마디로 ‘정의로운 전환’이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