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며
코로나 19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사회연대경제 주체로서의 우리를 기대하며
지금까지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뉴노멀 담론의 확산과 그에 머물지 말고 더 나은 사회와 베터노멀로 나아가야 한다는 국내외의 논의들을 살펴보고, 본질적 특성상 그런 지향을 갖는 사회연대경제의 의의와 다양한 실천 사례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과정에서 주요하게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코로나19 위기에 대한 연대와 협력을 통한 극복, 나아가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삶의 방향을 이전 시대로의 회귀가 아니라 지금까지의 사회가 노정시켰던 문제들, 즉 사회경제적 부정의와 부와 소득의 심각한 불평등, 노동정책의 실패, 정치 및 경제제도에 대한 불신, 기후위기 등의 문제를 변화시키는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 과정에서 사회연대경제가 선도적이고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담론과 실천 사례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글은 여러 가지 한계를 지니고 있다. 첫째는, 지역적, 시간적, 언어적으로 매우 제한된 범위에서만 살펴보았다는 점이다. 이 글에서 언급한 내용이나 사례들은 지구상 어디선가 누군가에 의해 부단히 논의되고 실천되고 있으면서도 외부로 표현되지 않은 무수한 노력들, 또 외부로 공개되었다고 해도 이 글의 레이더망에 잡히지 않은 또 다른 무수한 노력들이 빠져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다루고 있는 분야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 크게 늘고 있는 여성의 자살률로 표현되는 사회심리적인 문제, 피해의 정도가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는 남북국의 격차 문제나 계급과 계층의 격차 문제, 또 위기 극복의 주요한 주체라지만 정작 코로나19의 가장 심각한 영역 중 하나인 사회연대경제 주체들의 피해 상황과 지원 등의 주요 문제가 빠져 있다.
사회연대경제 주체들의 피해 상황과 지원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몇 가지 자료들을 첨부할 수 있겠다. 지난 5월, 발 빠르게 현실 진단을 실행한 결과물인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의 사회적경제 – 코로나19와 마포지역 사회적경제 연속대담집>에서는 국내의 상황을 생생히 살펴볼 수 있으며, 유럽 274개 기업에 대해 조사한 보고서인 <코로나19가 사회적경제기업에 미친 영향>에선 유럽 각국의 피해 상황과 지원에 대한 정책적 지원들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다.
2020 보고서, 코로나19가 사회적경제기업에 미친 영향 THE IMPACT OF COVID-19 on SOCIAL ECONOMY ENTERPRISES - 사회적경제유럽(Social Economy Europe, 2020. 6) | |
또한 포용금융연합(Alliance for Financial Inclusion, AFI)은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베터노멀을 위해 더욱 긴밀한 관계를 촉구하다.’라는 기사를 통해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금융 지원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베터노멀을 위해 더욱 긴밀한 관계를 촉구하다. Africa leaders urge closer ties amid post-COVID “better normal” - 포용금융연합(AFI, 2020. 7. 2) | |
이 밖에도 국내는 물론 세계 각지에서 많은 논의와 실천들이 이루어지고 있을 텐데, 이들에 대한 정보 공유와 원고가 다른 주체들에 의해서 실행되기를 기대해본다.
이 글을 위해 조사하고 집필하는 과정에서 형평과 안전, 지속가능성의 키워드는 물론이고 몇 가지 주요 개념들에 주목하게 되었다. 지역사회 주도의 솔루션 개발, 정의로운 전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연대와 협력, 사회적 자본의 축적과 활용 등이 그것이다. 그동안 이론을 통하거나 일상적 실천을 통해 접해오던 것들을 이번 계기를 통해 더욱 절실하고 생생하게 느끼게 되었다. 나아가 사회연대경제의 구성과 작동 원리, 그리고 실천 자체가 코로나19 극복과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베터노멀을 구현하는 핵심이 될 수 있음도 확신하게 되었다.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드러나거나 드러나지 않은 수많은 사회연대경제 주체들이 있을 것이다. 이번 작업은 그들에 대해 더 생생히,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직접 연결되어 있지는 않지만 서로의 마음 한편에 따뜻한 신뢰와 연대의 정을 가지고 있음을 느꼈다. 그런 마음으로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더욱 힘차게 전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비단 사회연대경제라는 한 울타리 안에 묶여 있는 사람들만의 닫힌 노력으로 머물러서는 안된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 그들이 바로 우리 자신들이며 우리는 곧 하나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