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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인터뷰]

 장원봉 추모집 

 <한국 사회적경제의 거듭남을 위하여>

**************************** 저자별 주제 ***************************

∙하승우 - 제도의 동형화에서 공동생산으로

∙신명호 - 사회적경제는 세상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

∙김신양 - 사회적경제는 어떻게 사회연대경제가 되었나?

∙정수남 - 후기자본주의체제와 자활기업의 ‘공동체’논리

∙정수남 - 후기자본주의체제와 자활기업의 ‘공동체’논리

∙노대명 - 탈임금 노동사회의 딜레마와 한국 사회적경제

∙김정원 - 사회적경제의 노동관에 대한 탐색적 문제제기롯 협동노동

∙엄형식 - 노동자협동조합은 ‘대안기업’인가?

∙오단이 - 지역중심정책 시대의 사회적경제 역할과 과제

∙김기섭 - 소외된 협동조합 소내하기

∙자끄 드푸르니 - 사회적기업 모형의 국제적 검증 : “사회적기업 모형 국제 비교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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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의 글은 동영상의 내용과 동일합니다.

하승우 ㅣ 이후연구소 소장

 

 왜 한국에서는 물 건너온 제도들은 모두 귤이 건너오면 탱자가 될까, 왜 외국에서 있었던 효과를 거두지 못할까라는 고민도 많이 했었고, 제도가 너무 빨리 만들어지면서 사회에 있던 다양한 고민들이 제도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들에 대해 걱정이 많았습니다. 

장원봉 선생님이 많이 지적하셨던 그런 문제의식을 받아 안아서 조금 더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했습니다. 

 

 주요한 키워드는 제도적 동형화, 그리고 탈동조화라고 해서 목적의 실현을 위해 활동이 받쳐줘야 하지만 조직의 목적과 실제 활동이 항상 일치하는 게 아니라 두 개가 벗어나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협동조합의 경우, 탈협동화라고 하는데요, 그 두 가지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뤄보고자 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현재 한국의 사회적경제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그런 난관은 한국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이런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가기 위해 저희가 고민해야 할 영역들, 즉 제도적 동형화가 문제니까 제도를 활용하면 안 된다는 게 아니라 실제로 제도를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쓰기 위해서는 어떤 지점들을 고민해야 할 것인가, 지금의 제도화들이 낳고 있는 문제점들을 어떻게 추려 나가고 활용도를 높여갈 것인가 하는 부분을 고민했습니다. 

 

 이것을 우리가 하는 활동에 대한 평가라고 느끼기보다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일들을 우리가 생각하는 목적과 비전에 맞게 진행하기 위해서 같이 고민해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하고 원고를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신명호 ㅣ 사회투자지원재단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소장

 

  사회적경제를 둘러싼 여러 가지 담론들이 있는데 흔히 실업과 빈곤, 그 밖의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또 불평등과 양극화를 완화시키고 우리 사회를 좀 더 통합된 사회로 만들 것이다라는 것들입니다. 다시 말해서 세상을 크게 바꾸어 놓을 것이라는 담론과 더불어서 심지어 사회적경제라는 개념을 오늘날 자본주의의 문제를 넘어서는 대안적인 경제체제라고까지 주장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저는 이런 담론들에 대해서 의문을 갖게 됐고 그래서 협동조합 운동이 그동안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 하는 협동조합 운동 발전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사회적경제 운동도 그러하지 않을까 하는 추론을 하게 됐습니다. 

 

 제 생각에는 오늘날 사회적경제의 역할과 가능성을 지나치게 과장되게 얘기하고 심지어 대안적인 경제체제라고 얘기하는 이런 담론들은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기보다는 사실을 많이 과장한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제 글은 그런 과장된 담론이 우리나라 사회적경제 운동의 올바른 발전에도 크게 도움 되지 않을 거라는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김신양 ㅣ 한국사회적경제연구회 회장

 

 제 글의 키워드는 사회적경제의 복합성, 진부화, 연대의 경제, 사회적경제의 쇄신, 이렇게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프랑스의 정치인 중에 ‘끌레망소’라는 사람이 이런 얘기를 했어요. “전쟁은 너무나 중요한 사인이라 군인에게만 맡겨둘 수 없다.” 

 저는 경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경제는 너무나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경제학자에게만 맡겨둘 수 없다.” 이런 문제의식을 가진 것이 사회적경제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우리의 살림살이, 삶에 필요한 여러 가지 먹고 사는 것부터 이 사회를 만드는 모든 것이 경제학자에게만 맡겨두거나 기업인들에게만 맡겨둘 수 없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 사회적경제입니다. 그래서 사회적경제는 새로운 담론이기도 하고 누가 경제의 주체가 되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기도 하고 우리 삶에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그런 문제로 접근할 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사회적경제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에서는 사회적경제를 기업 중심으로 사고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느꼈어요. 사회적경제의 역사를 보면 초기의 사회적경제도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정치경제학에 대한 비판으로 등장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경제 부문, 기업으로 축소가 됐고, 그것에 대해 연대경제가 등장하면서 비판을 했습니다. 그 지점을 반면교사 삼아서 한국의 사회적경제를 성찰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글을 썼습니다. 

 

 

정수남 ㅣ 전남대학교 사회학과 조교수

 

 이 글은 이른바 후기자본주의라는 체제하에서 공동체라는 논의 또는 공동체적인 활동이나 실천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을까? 그것에 관한 내용입니다. 

 

 오늘날의 한국사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작동하고 있는 거대한 자본주의 체제의 작동 메커니즘이랄까요? 그 속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삶의 고통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를 해결하는 방식 중에 경제적인 차원이든, 사회적인 차원이든, 사회적협동조합 운동이라든지, 사회적경제의 흐름이라든지 이런 대안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데 그런 흐름이나 대안적인 활동의 핵심 가치 중 하나가 공동체성입니다. 사회적경제나 협동조합 같은 운동들은 휴머니즘적인 가치라든지, 유사 인격적인 자원을 가지고 계속해서 공동체적인 논리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결속이나 연대나 유대를 조직화하고자 하는 가치나 신념으로서는 의미가 있지만 과연 거대한 자본 권력에 제도적으로 체계적으로 충분히 맞설 수 있는 힘과 가치를 지닐 수 있을까 그것에 대한 약간의 회의적인 생각을 하게 됐고, 만약 그렇다면 오늘날의 변화된 사회환경 속에서 어떻게 자본 권력에 맞서는 방식으로 공동체적인 자원을 활용할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을 담아봤습니다. 

 

 

노대명 ㅣ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제가 쓴 원고는 크게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노동의 불안정성 측면에서 탈임노동사회의 도래라고 특징지을 수 있다는 생각이 첫 번째 문제의식이었고, 두 번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경제의 실천적 모습이 지난 20년간 국가주의에 의해 많이 좌지우지되어 왔다는 비판적 생각입니다. 세 번째 키워드는 사회적경제의 쇄신에 관한 것입니다. 지난 20년간 많은 분들이 노력해서 무엇인가를 바꾸고 일구려고 했지만, 그것이 갖고 있는 한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냉정하게 되돌아보고 혁신의 가능성을 찾았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이 원고를 작성했습니다. 

 

 독자분들에게 조금 더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한국의 사회적경제는 특히 지난 10년간을 바라보면 양적으로 많이 확장되었지만, 지속가능성, 자발성, 어떤 정치 세력에 대해서라도 비판적으로 말할 수 있는 독자성이 결여되어 있지 않았나 하는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몸집은 커진 한국의 사회적경제가 그만큼 성숙한 모습으로 더 많은 사람, 더 많은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고 있는지 반성적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사회적경제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할 수 없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사회적경제가 정치와 경제, 사회를 바꾸는 데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지금의 사회적경제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 사회적경제가 갖고 있는 본연의 한계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지금의 사회적경제를 좀 더 강건한 토대 위에, 좀 더 지속가능한 토대 위에 올려놓기 위해서 무엇부터 생각해보고 어떤 길을 찾아야 하는지 이런 생각들을 공유해 보고자 했습니다. 

 

 

김정원 ㅣ 전북대학교 사회학과 계약교수

 

 제가 쓴 글의 주요 키워드는 협동노동과 호혜, 사회적경제의 노동, 사회적경제의 고유성,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장원봉 선생 추모집에 협동노동을 주제로 글을 쓴 것은 사회적경제가 역사적으로 노동자들의 결사체 조직화에서 비롯됐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한국의 사회적경제 현장에서 노동에 대한 문제의식이 많이 결핍되어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게다가 사회적경제의 노동은 2차 노동시장, 즉 열악한 노동시장으로 규정 받고 있는데 이렇듯 노동시장의 측면에서 낮은 지위와 노동이라는 상상력의 결핍, 이런 부분들을 극복할 수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글을 쓰게 됐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사회적경제의 노동관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경제가 고유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사회적경제의 고유성은 호혜라는 개념에서 나온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한 관점하에서 사회적경제의 고유성을 설명하고 협동노동이라는 개념이 사회적경제의 고유성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으로 글을 구성했습니다. 

 

 

오단이 ㅣ 숭실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사회적기업 전공교수 

 

 지역중심, 또는 지역주도 정책, 그리고 그 정책의 내용인 주민자치형 공공서비스와 지역사회 통합돌봄에서의 사회적경제의 역할이 제가 쓴 글의 키워드입니다. 

 

 정부가 주도하는 지금의 한국 사회적경제는 지역 중심의 정책이나 지역 주도의 정책들을 두고 봤을 때 분명 기회입니다. 그랬을 때 사회적경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고 과제는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있었어요. 

 

 첫 번째는 사회적경제에 종사하는 많은 분들에게 정책을 소개시켜드리는 게 목적이었고, 그랬을 때 사회적경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가 제가 궁금했던 부분이었습니다. 많은 얘기가 나왔는데 사회적경제의 역할은 사회적경제다움이라고 많이 이야기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사실은 한국의 사회적경제가 정부 주도로 이루어지다 보니까 양적인 팽창에도 불구하고 질적인 문제가 발생합니다. 

 

 정부가 사회적경제 숫자 늘리기에만 급급하다 보니 사회적경제답지 않은 사람들이 사회적경제 판으로 많이 유입되고 그런 것들로 사회적경제가 오해를 사고 사회적경제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지적받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앞으로는 한국의 사회적경제에 계신 분들도 사회적경제다움이 뭔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자끄 드푸르니 ㅣ 벨기에 리에주대학교 HEC  경영학부 사회경제센터 명예교수 • EMES 네트워크 초대의장

 

 저는 여러분들이 한국 사회적경제의 거듭남을 위하여 함께 한 작업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 훌륭한 책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준 데 대해 무척 감사하고, 이 기회를 통해 나의 동료인 니센즈와 책임을 맡은 국제사회적기업모델비교연구인 ICSEM 프로젝트의 결과를 소개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전 세계 50개국에서 200여 명의 연구자가 참여한 이 연구가 가지는 독창성은 전 세계 모든 곳에서 사회적기업의 모델은 아주 다양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것입니다. 어떤 한 지배적인 모델이 있는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나라에서 4개의 모델이 존재했습니다. 그 4개 모델은 비영리단체에서 출발한 비영리사회적기업, 협동조합의 형태를 띠는 사회적협동조합, 그리고 큰 일반영리 기업이 자신들의 사회적 책임을 보여주려고 만드는 소셜비즈니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모든 나라에서 존재하지는 않지만, 존재감을 드러내는 정부지원형 또는 정부통제형 사회적기업(publicly supported ou controlled SE)인데 설립과 운영에 정부의 지원과 역할이 강한 모델입니다.

 

 개략적으로 연구 결과를 알려드렸는데 저는 이 결과를 통해  향후 이루어질 많은 사회적경제와 사회적기업에 관한 연구에서 사회적기업 모델의 다양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고 싶습니다. 사회적경제와 사회적기업에서 다양성은 정치에서 민주주의와 같습니다. 만약 하나의 제안만 있다면 그것이 다른 것들을 지배하게 되어 저항이나 다른 경험, 다른 시도를 허락하지 않게 됩니다. 복합성은 모든 사회적경제에 있어 구성원들과 새로운 시도를 위한 자유의 뼈대가 되고 그것을 자유의 보증인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