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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의 발명 ③ ]

지역에 있어야 할 10가지 원칙


지역은 성장을 놓지 못한 채 끊임없이 규모를 키우고, 모든 것을 평균에 맞추어 수도권으로 빨아들이는 고장난 문명을 바꿀 수평적이고 개성적인 대안이다. 지역이 ‘여러 사람이 생활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곳’이라는 사실에 공감한다면 지역을 정의하는 이 말 속에 중요한 단어와 어울리는 적정한 것들을 연상하면서 지역의 원칙을 발견해 나갈 수 있다. ‘여러 사람’, ‘생활’, ‘함께’, ‘살아가는’ 이 네 가지가 연상을 시작하는 중요한 단어가 된다. 


#공동체 #로컬 #순환 #전환


지역은 성장보다 관계와 순환이 우선이다. 지역은 성장을 놓지 못한 채 끊임없이 규모를 키우고, 모든 것을 평균에 맞추어 수도권으로 빨아들이는 고장난 문명을 바꿀 수평적이고 개성적인 대안이다. 익숙하지만 지속될 수 없는 불편한 문명을 바꿀 수 있는 답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지역은 사는 집에서부터 먹거리, 서점까지 모든 걸 독점하는 대기업이 틀어쥔 시장을 바꿀 수 있는 배려하는 마음이 있는 시장이 있고, 틀에 맞춰 찍어낸 문화를 대신할 다양한 문화를 가지고 있고, 고립된 상태에서 안전과 돌봄까지 시장에서 거래해야 하는 불안한 생활을 멈출 수 있는 안심이 있고, 소비되는 문명이 아니라 순환되는 문명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지금껏 성장과 관리를 위해 이름만 남은 지역을 회복하려면 지역이라는 이름만가지고는 안 된다. 본래 지역이 가지고 있었던 역할들을 다시 찾아 지킬 수 있어야, 자기를 돌보고 이웃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지역이 될 수 있다.


결국 지역에서 함께 살아가려면 몇 가지 원칙이 있어야 한다. 그러면 지역은 어떤 원칙을 가져야 할까?


지역이 ‘여러 사람이 생활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곳’이라는 사실에 공감한다면 지역을 정의하는 이 말 속에 중요한 단어와 어울리는 적정한 것들을 연상하면서 지역의 원칙을 발견해 나갈 수 있다. ‘여러 사람’, ‘생활’, ‘함께’, ‘살아가는’ 이 네 가지가 연상을 시작하는 중요한 단어가 된다.


지역이 ‘여러 사람이 생활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곳’이라는 사실에 공감한다면 지역을 정의하는 이 말 속에 중요한 단어와 어울리는 적정한 것들을 연상하면서 지역의 원칙을 발견해 나갈 수 있다. 사진 출처 : Pixabay
지역이 ‘여러 사람이 생활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곳’이라는 사실에 공감한다면 지역을 정의하는 이 말 속에 중요한 단어와 어울리는 적정한 것들을 연상하면서 지역의 원칙을 발견해 나갈 수 있다. 사진 출처 : Pixabay

지금부터 네 가지 단어마다 연상되는 것을 떠올리면서 지역의 원칙을 발견해보자. ‘여러 사람’은 지역 안에 살아가는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빠짐없이 존중 받고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을 가리킨다.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그린비, 2010)을 쓴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s는 다양성을 지역의 역동성을 만드는 중요한 원칙으로 생각했다. 물론 그녀가 말한 지역의 다양성은 사회, 경제, 문화 등 전체를 뜻하지만 말이다. 영국은 지속가능한 개발조차도 누구나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사회적 배제의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PPSI – 지속가능한 개발을 가져오다 중에서 2005년)

조금 더 나아가보자. 개발을 넘어 생태로 다양성을 확장하면 '여러’에는 사람 외에 지역을 구성하는 모든 생명까지를 포함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사람들의 지속가능한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주체이기 때문이다. 결코 누구 하나 차별하거니 배제하지 않고 서로를 존중할 수 있어야 지역이 가능하다. 지역의 본질이 되는 ‘생활’로부터 먼저 연상되는 것은 생활에 필요한 경제와 문화, 교육 등이다. 지역은 식, 의, 주, 건강, 교육과 문화생활에 필요한 생산과 소득, 소비과정이 주민들의 일이 되는 자기순환경제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지역을 특징지을 수 있는 문화가 있어야 한다. 교육은 경제와 문화 둘을 지속할 수 있게 해준다. 경제활동에서 중요한 것은 대기업 유치를 목표로 하는 지금까지 지역이 원하는 기업의 영향력에 종속된 생산기지로서의 지역경제가 아니다. 지역에서 필요한 것은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한 생산과 소득, 소비가 지역에서 순환되는 경제이다. 지역을 대표하는 특정 산업활동의 교역의 결과도 내발적 발전모델에 따라 지역으로 돌아오고 지역사회에 기여해야 한다.


이상적인가? 아니다. 아직 농촌공동체에서는 최소한의 자급적인 생활을 지켜오고 있고 어촌공동어장에서 나오는 소득은 지역에서 공동 분배되고 있다. 생산과 소비를 위한 사람들의 경제활동도 이윤창출을 위한 도구로서의 노동이 아니라 개인의 재능과 역량에 맞춰 지역순환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일이 되는 자아소비_자아경제생활은 지역에서만 가능하다.


오랜 시간에 걸쳐 창조된, 살고 있는 지역을 다른 지역과 구분 짓게 하는 지역 정체성은 유행에 뒤진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과 비교할 수 없는 지역만의 문화다. 슈펭글러D. Spengler와 같은 사상가는 세계도시란 지역적인 문화창조 기능을 흡수하고 집약을 통해 가능한 것으로, ‘세계의 중심’, ‘보편성의 집적’으로 세계도시가 만들어졌을 때 지방의 개성적인 문화는 그 생명력이 세계도시에 흡수되어 쇠퇴된다고 했다. ‘함께’함을 위해 지역은 개방적으로 연결되어 관계가 쌓여야하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공간과 통신, 이동수단, 주택, 공원 등은 지역 공동의 자산으로 관리되어야 한다. 사람들은 고립되면 불안하다. 연결로 관계가 만들어질 때 안심하고 지지받을 수 있다.


지역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적당한 규모의 휴먼스케일이다. 살기 좋은 도시의 조건을 연구한 샤프트H. Shaftoe는 인구 약 5,000명 이하, 지역 1㎞에서 지역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살아가는’ 것은 지역에서 살아가는 주체가 누구인지를 특징짓는다. 주민이 살아가는 곳이 지역이다. 주민이 지역을 구성하기에 지역은 주민 스스로에 의해 관리되어야 한다. 주민들로부터 발명되고 끊임없이 재생되어야한다. 지속가능한 커뮤니티 방향에 대해 휴 바르통H. Barton은 집권적인 시장과 관료적인 행정은 다양성을 해치는 부적당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며 행정과 전문가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여러 사람이 생활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곳’ 에서 연상된 지역을 지역답게 하는 원칙을 다시 정리하면 (1)다양성, (2)관용, (3)생태환경, (4)순환경제, (5)일, (6)지역문화, (7)교육, (8)관계, (9)공유자산, (10)발명 10가지가 지역에 원칙이 된다.


이런 지역을 어떻게 가능하게 할까? 답을 찾기 어려울 때는 오히려 지역을 해체하는 것들을 찾아서 답을 찾을 수도 있다. 지역을 해체한 것들이 성장과 표준, 중심, 경쟁, 종속이었다면 거꾸로 탈성장과 탈표준, 탈중심, 탈경쟁, 탈종속이 되어야 지역이 가능하다.

근대 산업성장주의가 만들어놓은 성장, 표준, 중심, 경쟁, 종속이라는 기준에서 벗어나야 지역이 가능하다. 낡은 기준을 해체할 새로운 흐름들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활동, 생태적 소비, 취향과 개성, 홈 이코노미, 커뮤니티, 인간애, 안심, 공정성, 이도향촌 들이 이런 징후들이다. 결국은 이런 흐름들을 어떻게 지역으로 연결하고, 담아낼 수 있을 지가 지역을 발명하는 사람들의 고민이다. 


  이 글은 2021년 발행예정인 책 『지역의 발명(가제)』(착한책가게)에 대한 출간 전 연재 시리즈입니다.  


    글 : 이무열

관계로 우주의 풍요로움을 꿈꾸는 ‘마케팅커뮤니케이션협동조합 살림’에서 기울지 않은 정상적인 마케팅으로 이런저런 복잡한 관계를 설계하고 실천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전환의 시대, 마케팅을 혁신하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