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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 고! 나눔에세이 ① ]

완전한 척하지 않아도 괜찮아

영화 <선희와 슬기>


"절... 왜 받아주셨어요?

제가 진짜 나쁜 애일 수도 있었잖아요."

                                                                      - <선희와 슬기> 중에서

선희는 부모의 무관심과 친구들의 무관심 속에서 소속의 욕구와 인정의 욕구에 목말라 합니다.

 

 

그래서 거짓말을 통해 관계 맺기를 시도하지만 실패합니다. 그 과정에서 친구의 자살을 목격합니다.

결국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든 상황을 직면하지 못하고 자기회피를 하며 자살을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슬기라는 이름으로 새 삶을 시작합니다.

 

“이름이 뭐야?”

“이방울이다.”

“난 김슬기.”

 

슬기는 보육원이라는 공간에서 자신보다 못한 아이들을 돌보며 살아갑니다.

 

 

그러다 학교에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친구들을 만나 소속의 욕구와 인정의 욕구가 사라집니다. 그리고 이방울이란 친구를 통해 자아실현의 욕구가 새로 생깁니다.

 

“최선희! 네가 왜 여기 있어?”

 

하지만 가출 청소년이란 자신의 정체를 들키게 되면서 행복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이번에도 상황을 직면하지 못하고 자기회피를 하며 도망칩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이방울이란 이름으로 새 삶을 시작하며 영화는 끝납니다.

 

선희는 자신의 불완전함을 채우기 위해 친구를 사귀려고 하고 모범학생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진짜 모습이나 진짜 욕구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거나 드러낸 적은 없습니다. 뭔가 나보다 완전해 보이는 사람을 따라 하고 그 사람처럼 살려고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불완전합니다. 불완전하기 때문에 함께 살아야 합니다. 함께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드러내야 합니다. 그래야 서로의 불완전함을 채워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자신의 불완전함을 드러내는 순간 비교당하고 무시당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누구를 만나든지 비교하고 경쟁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완전한 척을 합니다. 그러기 위해 엄청나게 배우고 꾸밉니다. 특히 그렇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따라 합니다. 인플루언서라는 직업이 생긴 이유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식하고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어야 다른 사람의 불완전함에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서로의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는 혼자만의 힘으로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신뢰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고 그런 사회적 지지망이 필요합니다.

선희에게 거짓말하지 말라고 하기 전에 그럴 수 있고 그렇더라도 내가 있으니 괜찮다고 할 수 있는 어른이 필요합니다.


 ◎ 함께 보면 좋은 책

《나는 불완전한 나를 사랑한다》
브레네 브라운 지음 | 서현정 옮김 | 가나출판사


사람의 불완전함은 고쳐야 할 문제라기보다는 인정하고 받아들여야할 가치라는 것을 전해주는 책입니다. 자신의 불완전함을 숨기거나 고쳐야만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괜찮을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글 : 전성실

나는 잘 살고 싶어 나누기로 했다의 저자. 15년을 초등학교 아이들과 지내다가 나눔이 있는 삶의 주체가 되고 싶어 사직서를 내고 6년 동안 전국을 다니며 2,200번이 넘게 강연을 했습니다. 아이들과 지내면서 《아름다운 나눔수업》을 썼고, 강연을 다니며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배운 것으로 《살아있는 것도 나눔이다》를 썼습니다. 그러던 중에 코로나19의 기습으로 다시 학교에서 아이들과 지내고 있습니다.

나를 알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고 나를 정리하기 위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가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늘 궁금해하며 여러 가지 일을 합니다.